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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작가님의 채식주의자, 소년이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감상

by guideinfo 202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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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닙니다.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며 서점에서 관련 책들이 품절된다는 소식도 그다지 제 관심을 끌지는 못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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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득 생각이 들더군요. 나중에 아이들이 “아빠, 채식주의자는 어떤 내용이야?” 하고 묻는다면 뭐라도 대답해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책을 읽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소년이 온다를 읽었고, 이어서 작별하지 않는다를, 마지막으로 채식주의자를 접했습니다. 순서에는 크게 상관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를 이 순서대로 읽는 걸 추천드립니다.


한강 작가님의 문체에 대하여

한강 작가님의 문장은 길지 않고 간결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세심한 묘사가 깃들어 있어, 화자나 주인공의 감정이 직설적으로 드러나기보다는 은은하게 스며들어 독자를 서서히 매료시킵니다.


때로는 시간을 천천히 늘어뜨리고, 때로는 훌쩍 건너뛰며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그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글의 구조가 친절하지는 않아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1. 소년이 온다

이 작품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시작됩니다. 중심에 서 있는 인물은 동호라는 소년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각 장마다 화자가 바뀐다는 점인데, 채식주의자에서도 비슷한 구성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장이 시작될 때마다 “이번 화자는 누구일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책을 읽으며 5.18이라는 배경 탓에 무거운 묘사가 이어지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다행히 작가님은 폭력적인 장면을 과도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절제된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했습니다.
오히려 에필로그를 읽고 나니 깊은 여운이 남더군요.


2. 작별하지 않는다

이 책은 시작부터 독특합니다. 처음엔 이게 소설 본문인지, 작가의 말인지 헷갈릴 정도였죠. 심지어 자서전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작품 속 ‘나’는 소설가로 등장하며, 2014년 K시 학살 사건을 배경으로 소설을 집필합니다. 그러다 꿈속에서 끊임없이 과거를 떠올리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 책은 특히 소년이 온다를 읽은 후에 읽는 것을 추천합니다. 두 작품이 연결되진 않지만, 내용의 맥락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읽는 동안 한 장면 한 장면이 잔잔한 음악을 배경으로 한 독립영화처럼 떠올랐습니다. 이는 아마도 한강 작가님의 섬세한 문체 덕분일 겁니다.

 

책 속의 ‘나’와 친구 인선의 대화는, 그들의 직업 때문인지 한편으론 따뜻하고 한편으론 날카로웠습니다.
이 작품은 전자책 리더기 Poke5로 처음 읽은 책인데, 덕분에 독서 환경도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3. 채식주의자

이 책은 읽는 내내 두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인셉션처럼 무의식 속에서 펼쳐지는 내면의 갈등이었고, 다른 하나는 서던리치에서 나무로 변해가는 동료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채식주의자는 단순히 동물 폭력 거부라는 메시지를 넘어서 훨씬 더 복잡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앞선 두 작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개인적으로는 다소 어려웠습니다.


특히 소재와 내용이 강렬하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쉽게 추천하긴 망설여지더군요. 와이프에게는 이 책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한강 작가님이 쓴 사랑과 전쟁 같아.”


전자책으로 읽은 경험

처음엔 전자책 리더기를 구매하며 반신반의했습니다. 과연 종이책이 주는 몰입감을 이질감 없이 전자책에서도 느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출근길, 전자책으로 읽은 문장 하나가 머릿속에 강렬하게 박혔습니다.


“아마 내가 살리러 왔어.”
이 문장은 주인공의 목소리처럼 뇌리에 남았고, 그 감정은 귓가에 울리는 쇳소리처럼 느껴졌습니다.

 

종이책과 전자책을 번갈아가며 읽었지만, 가장 몰입했던 건 이 작품이었습니다. 제주 방언이 자주 나오는 점이 다소 어려웠지만, 나중에 해설서를 참고하며 다시 읽어볼 예정입니다.


마무리

전자책 리더기 Poke5는 느린 반응 속도라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독서에 충분히 가치를 더해줬습니다.
한강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느낀 깊은 여운과 감정 덕분에 다른 작품도 차근차근 읽어볼 계획입니다.


언젠가 다시 작별하지 않는다를 펼치며 문장 하나하나를 반추하는 순간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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